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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 토이박스

토이박스 5

[ 토이박스 5화 ]

 

[등장 캐릭터 : 이츠키 슈 ]

 

[시기 : 봄]

 

슈 : 쯧!쯧!쯧! ...비켜라, 계집. 내 앞에 서 있다니, 방해된다는 거다. 흥, 처음부터 얌전히 길을 비켰으면 일일이 말을 걸 필요도 없었을 것인데, 정말 불쾌하군.

 

 

...뭣?! 없어! 크루아상이! 아무 데도 없다...! 그럴 리 없다는 거다. 수첩에도 이 시간엔 갓 구운 크루아상이 진열된다고 적혀있거늘. 시간을 잘못 맞췄을 리 없다! ...설마 다 팔리고 만 것인가? 매점의 빵을 두고 쟁탈전이 일어난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뭐, 인기 있는 빵에 속물들이 몰려드는 것뿐인 이야기 같다만. 나는 인파로 들끓는 곳은 싫다. 그래서 항상 붐빈는 시간을 피해 매점에 오지. 하지만 예외도 있다는 거다. 

흥, 계집한테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그보다 말해주지 않아도 머리를 쓰면 알 수 있지 않나? 아무래도 머리가 완전히 빈 건 아닌가 보군. 네가 내 취미나 기호를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은 없다만, 크루아상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식사는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그것만은 예외란 거다. 분하게도 물만 마셔서는 살아갈 수 없으니 체내에 무언가 섭취해야만 한다.

...아무리 그래도 세끼 전부 크루아상만 먹는 건 아니다. 좋아하는 것도 먹다 보면 물릴 테니. 어쨌든 크루아상은 내 귀중한 영양 공급원이다. 그걸 가로챈 자가 있어. 아아, 괘씸하군. 배알이 뒤틀릴 것만 같다는 거다...!

...그건 뭐지.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크루아상인 것 같다만.

흠, 흐음... 그런가. 네가 마지막 하나를 가지고 있었군. 냉정히 주위를 둘러봤다면 바로 알아챘을 터인데. 속물이라고 우습게 보았다가 큰코다치고 말았군. 또다시 네게 사냥감을 빼앗기가니 부아가 치민다는 거다! 가장 화나는 부분은 네가 내게 인정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내가 크루아상을 좋아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갔던 것을 입에 댈 정도로 전락하진 않았다는 거다. 너는 선의로 한 행동일지 모르나. 상대가 꼭 기뻐하리란 법은 없다. 나처럼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니.

...그러고 보니 너는 카게히라에게도 쓸데없는 바람을 불어넣은 모양이더군? 나는...[Valkyrie]는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삐걱거리고 있다는 거다. 수리에는 시간이 필요하지. 지금 당장 라이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늘. 저번부터 카게히라가 라이브에 참여하지 않겠냐며 성가시게 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녀석은 뇌가 없으니 말이지. 어떤 경위로 라이브 이야기가 나왔는지 술술 이야기하더군. [Valkyrie]의
상황을 하필 너 같은 적에게 이야기한 것은 문제 행위지만 적 쪽에 붙은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속사정을 이야기하는 건 명백한 문제다. 뭐, 반성하는 모양인 데다 [Valkyrie]를 위해 취한 행동에 책을 잡을 만큼 도량이 좁지는 않다. 어쨌든 카게히라가 매일같이 라이브에 나가 달라고 부탁하는 통에 몸살을 앓고 있다. 멋대로 라이브 약속을 잡아 오는 행동은 비단 현재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란 거다. 그럴 때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거절하고, 카게히라도 기다리겠다면서 억지로 참여하게 하진 않겠지만. 아무래도 이번엔 굽힐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유를 듣고 이해 했지 라이브 하우스 이용료를 낼 필요도 없고 라이브 내용도 [Valkyrie]쪽에서  결정해도 된다더군.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조건의 이야기였으니까.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을 테지. 그렇다고는 해도 [Valkyrie]가 단독으로 맡는 일이다. 실패한들 아무런 지장이 없지. 꼭 참가하고 싶다면 카게히라 혼자 참가하면 된다는 거다. 승패가 걸렸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어쨌든 카게히라에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전해 두기는 했다만. 아무래도 내게 언질 없이 라이브 준비를 하는 모양이라는 거다. 카게히라는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만. 무언가 숨길 수 있을 만한 성격도 아니니 누구라도 눈치챘을 거다. 정말 오지랖이 얼마나 넓은지 모르겠군. [Valkyrie]에 매달리느라 나와 함께 끝없는 늪에 잠길 필요는 없거늘. 내 조율 없이도 신천지에서 살아갈 수 있을 만한 기술은 있을 터인데.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군. 네가 경청하는 바람에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해버렸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 능숙한지도 모르겠군. 나는 기본적으로 이야기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이렇게 길게 떠든 건 오랜만이다.

...마드모아젤? 지금은 점심시간이다. 매점이 혼잡한 시간에 마드모아젤을 데려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봐라. 마드모아젤은 너와 달리 섬세하다는 거다. 살짝만 부딪혀도 파손 되겠지. 네가 사람들한테 부딪혀서 넘어지든 말들 내가 알 바 아니지만. 그건 그렇고 너는 마드모아젤이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군. 마드모아젤은 귀여우니 사랑받는 건 당연한 일이란 거다. 뭐, 마드모아젤도 네가 마음에 든 모양이더군. 더 할 이야기는 없겠지. 당장 계산하고 사라져라. 아까부터 점원이 이쪽을 곁눈질하고 있다는 거다.

...다시 말하게 하지 마라 나는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갔던 것을 입에 댈 정도로 전락하지 않았다. 애초에 식욕도 없어졌다.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수예부실에 틀어박혀야겠군. 창작 의욕은 식욕을 자연스레 채워 주지. 실제론 채워진 기분이 들 뿐이다만. 걱정하지 않아도 물 외의 다른 것도 먹고 있으니 안심해라. 저혈당으로 쓰러져서 보건실로 실려 가는 건 지긋지긋하니까.

...예전에 저혈당으로 쓰러져서 키류한테 폐를 끼친 적이 있으니 말이지. 또 이런저런 잔소리를 듣는 상황은 피하고 싶군. 너도 빨리 교실로 돌아가도록 해라. 크루아상을 손에 넣어놓곤 시간이 없어 먹지 못한다면 만든 사람에게 실례되는 일이다. 음미하며 먹으라는 뜻이다. 그거야말로 만든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최대의 보답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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