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프 2020. 6. 10. 02:29

[실자국 1]

[등장캐릭터 : 츠키나가 레오, 오토가리 아도니스, 카게히라 미카]

[시기 : 가을]

레오 : 흐흐흥~♪ 와하하! 솟아오른다, 영감(인스피레이션)이 솟아오른다! 요즘 컨디션이 최고네~ 내 양손은 걸작 제조기야...☆
역시 나는 천재야! 아니, 신인가?! 이렇게 말하니까 꼭 슈 같은걸...♪

미카 : .....

레오 : 힉, 사람이 죽어 있잖아?! 뭐야? 뭐지? 쓰, 쓰러진건가...?

미카 : .....

레오 : 이, 이봐~ 무슨 일이야? 괜찮아~? 살아 있지?

미카 : .....

레오 : (흠, 몸은 따뜻하고 심장 박동도 느껴져... 살아는 있는 거겠지? 하지만 호흡이 깊지 못하고 불안정한 느낌이야~ 리듬이 이상해! 그,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되겠네! 구급차를 부르자! 아, 근데 늘 그렇듯 핸드폰이 없네, 지갑도 없어! 재능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 그것만 있으면 충분하지만! 와하하! 아니, 웃을 때가 아니지... 으음~ 어쩌지? 일단 가까운 학교로 옮길까? 응, 보건실로 데려가면 되겠다! 중간에 사람을 만나면 핸드폰을 빌려서 구급차를 불러도 되고! 좋았어, 이 작전으로 가자!)

이, 이봐? 일단 옮긴다? 상처도 없어 보이니... 움직여도 되겠지, 이상한 데를 만질지도 모르지만 고의는 아니야! 간다~ 하아압! 끄으으응...!

미카 : .....

레오 : (제, 제법 무겁네! 안 되겠다~ 은둔 생활 후유증으로 근육이 약해졌어! 복귀 후에도 무거운 물건은 뻔뻔하게 [Knights] 멤버들한테 옮겨 달라고 했으니까)

미카 : 으응... 스승님~ 미안타...?

레오 : 으음? 잠꼬대를 하네! 아니면 정신이 들었나~? 일어났으면 스스로 걸어 줬으면 좋겠는데! 교복을 입고 있는 걸 보면 너도 유메노사키 학원의 학생이지? 고등학생이면 정신 [똑바로] 차리라구! 혼자 서서 [걸음마]를 해 봐!

미카 : .....

레오 : 앗, 또 눈을 감았네... 으으, 손이 많이 가는 애구나! 어쩔 수 없지, 마음 단단히 먹고 내가 옮겨야겠다! 평소엔 거의 쓰지 않는 내 근력이여, 솟아올라라! 이야아압! 으으,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거워~!
(...근데 이 녀석, 키에 비하면 가벼운 것 같아 내가 힘이 없어서 무겁게 느낄 뿐이지... 뼈랑 가죽밖에 옶고 속은 텅 빈 느낌? 내장 대신 솜이 들었나~? 그나저나. 음~... 이 녀석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누구더라? 잊어버렸어! 그리고 지금은 생각하는 데 칼로리를 쓰기도 아까워! 서두르자! 누군지는 몰라도 못 본 척하긴 마음이 불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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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스 : 보건실에 도착했다.

레오 : 응! 고마워, 쓰러진 애를 중간부터 대신 옮겨 준 덕분에 살았어! 나 혼다 옮겼다면 분명 오다가 같이 쓰러졌을걸! 진짜 고마워~ 미안하네, 부활동이 한창이었나 본데. 넌 생긴 건 무서워도 좋은 녀석이구나, 레이네 애♪

아도니스 : 나는 [레이네 애]가 아니라 오토가리 아도니스다. 내 이름을 몇번인가 말하지 않았던가, 츠키나가 선배?

레오 : 어, 그랬나? 미안, 미안! 난 이름에 별로 관심이 없거든! 예쁜 이름인데~ 아도니스면 그리스 신화인가! 피에서 아네모네가 피어나지! 그를 사랑한 여신의 눈물은 장미로 변하고! 아앗, 솟아오른다, 솟아오른다. 영감(인스피레이션)이 솟아오른다!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곡을 바칠게,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제목은 [아도니스]라고 해야지~♪

아도니스 : .....

(일단 레오를 내버려 두고 미카를 침대에 눕히고 있다)

음, 지금은 이 정도면 되겠지. 푹신한 침대에서 푹 쉬면 된다.

레오 : 응! 문제 해결이네! 아, 긴장했네~ 수명이 줄어들었어! 안 그래도 난 오래 못 살 것 같은데! ...이 녀석도 그렇고. 도대체 왜 쓰러져 있던 거야? 아도니스는 알겠어?

아도니스 : 나도 모른다. 하지만 카게히라는 꽤 자주 쓰러진다. 식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영양실조로 빈혈을 일으키는 모양이다. 즉, 고기를 먹으면 해결된다. 마침 내가 케밥을 가지고 있으니 일어나면 줘야겠군. 츠키나가 선배도 먹겠나? 고기를 먹어라.

레오 : 앗, 이거 어떤 나라에서 본 적 있어! 너한테서 왠지 좋은 냄새가 난다 싶더니 이것 때문이었구나~ 늘 먹을 걸 갖고 다녀?

아도니스 : 우연이다. 나는 육상주 자율 연습으로 적당히 달리고 있었는데...
고기 냄새에 이끌렸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통학로에 있는 케밥 노점 앞에 서 있었다. 자주 가는 노점이라 주인장과도 면식이 있다. 나는 부활동 중이기도 하고 달리기 중에 뭘 먹는 건 좋지 않지만, 신상품 시식을 부탁받는 바람에...
그만 유혹에 져서 시식을 했다. 게다가 맛도 좋길래 학교로 돌아가 지갑을 들고 와서 잔뜩 사 버리고 말았다... 나는 약하다.

레오 : 뭐 어때? 금욕은 깨달음을 얻는 지름길이지만... 원래 사람은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는 법이야! 나도 그런 걸 더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