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프 2020. 7. 23. 17:00

[ 토이박스 7화 ]

 

[등장 캐릭터 : 이츠키 슈, 카게히라 미카. 니토 나즈나 ]

 

[시기 : 봄]

 

미카 : 흐아, 사람이 억수로 많데이. 정신 바짝 안 차렸다간 다른 사람이랑 부딪히겠구마 스승님, 괘안나? 어데 안 좋은 기가?

 

슈 : ..........

 

미카 : 말 몬 할 정도로 안 좋나? 어데 드가가 쫌 쉴까?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쪼매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대로계속 걷는 것보단 낫지 않긋나

 

슈 :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조금 현기증이 났을 뿐이니, 딱히 문제는 없다.

 

미카 : 에엑, 현기증이라니 참말로 괘안나? 사탕 주까? 어데 안 좋을 땐 단걸 묵고 기운 내야 한다.

 

슈 : 여기에서 그 막대사탕을 먹으라는 건가? 어린애도 아니고, 우아하지 못한 행위로군. 무엇보다 걸으며 무언가를 먹는 것만큼 꼴불견도 없다. 너와 대화하면 짜증이 치민다는 거다. 조용히 있거라.

 

미카 : 응아, 스승님 미안하데이. 스승님이 기운 냈으면 해가 그런 건디 역효과였다. 짜증 나게 해가 미안하구마 ...스승님, 아침부터 별로 안 내켜 했다 아이가, 근디 내가 어거지로 가자 캐가 기분만 나쁘게 했데이. 내는 항상 스승님을 기분 나쁘게 한다이가. 스승님 말대로 변변찮은 실패작이라 스승님 생각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게 아인가 싶다. 만약 나즈나 형이었다면... 응아, 방금 그 말은 금지였구마. 나즈나 형, 잘 지내고 있을까. 또 만나고 싶데이...

 

슈 : 쓸데없는 소리 말고 걷기나 해라. 인파로 북적이는 이런 곳에 계속 있고 싶지 않다. 나 혼자서라도 먼저 라이브 하우스에 가겠다. 

 

미카 : 참말이가? 스승님, 의욕이 났구마. 억수로 기쁘다

 

슈 : 여기 있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그렇다는 거다. 네가 사정하니 어쩔 수 없이 사전 답사에 따라와 준 것이다만... 뭐, 벌써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군.

 

미카 : 응앗, 물론 기억한테이, 스승님~♪ 장난감 상자를 테마로 한 라이브라면 스승님도 흥미가 동할 것 같았다. 없는 뇌로 옇심히 생각했다 안 카나. 원핸 스승님이랑 둘이서 상의해가 결정했어야 했지만서도. 시간이 읎었다. 안즈쨩이 우리가 안 되믄 다른 [유닛] 한테 물어본다 카드라. 일단 내용을 어여 정하자 싶어서~ 혼자 막 해뿟네 스승님, 미안하데이. 스승님한테 말도 없이 라이브에 참여하기로 해가꼬 화 마이 났제? ...내도 화날 만한 일을 했다는 거는 안다. 하지만 이대로 암것도 안 하믄 [Valkyrie]는 해산될 기다. 그건 싫구마. 내는 [Valkyrie]이고 싶다. 내가 있을 곳은 온전히 스승님 곁이데이

 

슈 : ...그런 것인가. 내가 아무리 말해봤자 아무 소용 없을 터이니, 충고는 하지 않겠다. 네 마음대로 하도록 그건 그렇고, 어중이떠중이들이 이렇게나 많으니 추악하기 그지 없군. 귀를 막고 싶어지는 목소리들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 같다는 거다. 솔직히 말하면 서 있기도 힘들다.

 

미카 : 스승님, 부축 필요하나? 아이믄 업어주까?

 

슈 : 흥, 아기가 아니라는 거다. 애초에 날 업고는 일어서지도 못하지 않나. 없는 머리로 조금은 생각이란 걸 하거라. 

 

미카 : 응아, 기합으로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했데이.  게다가 집까지 업고 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여기서 라이브 하우스까지 별로 멀지도 않구마. 내도 할 수 있다~♪ ..........

 

슈 : 흠, 갑자기 조용해졌군. 이제 와서 쓸데없이 지껄이지 말라는 내 충고를 떠올린 거라면 한참 늦었다는 거다. 뭐, 이제부터라도 계속 그래 주었으면 한다만.

 

미카 : ..........

 

슈 : 카게히라. ...카게히라!

 

미카 : ..........

 

슈 ㅣ 아예 입을 다물라는 소리는 한 적 없다는 거다. 기껏 괜찮게 생겨서는 바보처럼 입이나 벌리고 잇다니, 외모가 아깝구나 정말이지, 유령이라도 본 것 같은 그 얼빠진 표정은 대체 뭐지. 이런 대낮에 그런 게 있을 리...윽?!

 

나즈나 : ..........

 

슈 : (저건... 니토인가? 틀림없는 니토로군 아아, 아름답고 가련한 니토...♪ 속물 놈들 사이에 섞여도 빛을 잃지 않는구나 그 어디에서도 진실되게 빛나는군...☆ 하지만 곤란하게 됐다. 설마하니 변화가에서 니토와 만날 줄이야... 이 인파에서 니토가 날 봤을 것 같진 않다만 만에 하나 날 발견했다면 끝이다. 나는 마음을 다 정리하지 못했고, 분명 니토에게 안 좋은 말을 퍼부을 터이니) 카게히라, 예정 변경이다. 변화가를 빠져나가 상점가 쪽으로 간다. 따라오도록.

 

미카 : 응?! 라이브 하우스는 반대편에 있지 않나? 와 그라노?

 

슈 : 너는 얌전히 내 말만 들으면 된다는 거다. 이렇게 어물대는 사이에 니토가 우릴 발견하면 어쩔 셈이지...!

 

미카 : 아, 역시 쩌 있는 사람 나즈나 형 맞나? 나즈나 형도 외출한 긴가? 응아. 옆에 있는 아는 어데서 본 적이 있는 것 같구마. 음~? 으으음~? 글렀데이.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면서 안 난다. 

 

슈 : 나 역시 이름은 기억하지 않는다만, 니토가 모은 애들 중 하나겠지. ...흠, 교복을 입고 나온 모양이군. 실로 유감이다. 그땐 그의 반바지 차림을 감상할 시간이 없었으니. 이번엔 기필코... 라는 마음도 없진 않다만,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야 한다. 카게히라, 서둘러라.

 

미카 : ...스승님, 나즈나 형한테 인사 안 해도 되나? 내도 나즈나 형을 용서한 건 아이지마는, 캐도 나즈나 형은 좋데이. 만난다고 해도 무슨 이야길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건 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기서 기냥 지나치믄 또 언제 나즈나 형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구마. 같은 학교에 다니니까 이번 기회를 놓쳐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근디 스승님이 나즈나 형을 피해 다니는 이상 만나긴 힘들 것 같데이.

 

슈 : 꺅꺅거리는 게 시끄럽다는 거다, 카게히라. 하지만 네 말이 맞군. 일부러 니토를 피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지 모르지. 내가 니토를 발견한 것처럼 니토도 날 발견하거든 말을 걸겠다. 그러하니... 참견하지 말고 조용히 보고 있도록 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