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의 묘지기 1화 ]
[등장 캐릭터 : 키류 쿠로, 아오바 츠무기, 카게히라 미카]
[시기 : 겨울]
미카 : 저기~ 츠무쨩 선배! 잠깐 괘안나?
츠무기 : 어라, 미카 군. 도서실에 어서 오세요~ 제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요? 아니면 드디어 독서의 즐거움에 눈을 뜨셨나요? 추천 도서가 있답니다~ 미카 군이 좋아하는 그로테스크하고 귀여운 책이요...♪
미카 : 응아, 아무래도 활자랑은 친해지기 힘들어서 말이데이. 글자가 그대로 글자로 읽힌달까... 쫌 서먹하구마. 내 상상력이 빈곤해서 그런기가?
츠무기 : 슈 군은 엄청난 독서광이잖아요. 본받아보세요~ 무에서 유는 창조되지 않죠. 무수한 이야기가 모여 그 치밀한 세계관을 이루는 거라고 생각해요. 슈 군이 졸업하면 이듬해부턴 미카 군 혼자서 활동해야 하니까요...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그쪽 방면도 단련해 둬야죠.
미카 : 음~ 그야 그렇지만, 내 같은 건 백만 년 걸려도 스승님 같은 작품은 못 만든데이. ...이것도 스승님한텐 부담되려나. 뭐든지 혼자서 잘할 수 있게 되어야겠구마. 아이코, 이야기가 샜데이. 책 빌리러 온 거 아이다~ 츠무쨩 선배.
츠무기 : 아, 미안해요. 전 언제나 핀트가 어긋나곤 하더라고요.
미카 : 아하하... 안경 도수 잘 안 맞나?
츠무기 : 으음, 쓰던 걸 새것으로 바꾸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뭐랄까~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것도 있고, 지금 쓰는 걸로도 어지간히 만족한달까요.
미카 : 오히려 눈 나빠질 기다~ 츠무쨩 선배, 가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 같은 때가 있어가 걱정된다 안 카나.....아이코, 또 이야기가 새 부렀다.
츠무기 : 그러네요~ 후후. 저도 미카군도 줏대 없고 태평한 성격이라 둘이서 이야기하다 보면 구체적인 얘기는 못 하고 빙빙 돌기만 하네요.
미카 : 내는 츠무짱 선배랑 이야기하는 거 좋아한데이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선배, 지금 시간 있나? 좀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구마~ 아, 드디어 용건을 말했데이
츠무기 : 네? 뭔가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드릴게요. 지금은 계속 도서실 먼지나 털던 중이라 한가하다면 한가한 참이었으니까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게요~ 도울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지만요.
미카 : 고맙데이. ...츠무짱 선배, 머리카락에 솜 같은 게 붙어있다 아이가?
츠무기 : 어라, 이거 먼지네요. 겨울은 정전기 탓인지 청소라도 하면 머리카락에 먼지가 붙곤 하죠. 나츠메 군은 곧잘 긴 머리는 답답하고 불결하니까 자르라면서 화를 내요. 미카 군은 언제나 머리를 잘 관리하고 의외로 스타일리쉬하네요.
미카 : 후후, 스승님이 밀리미터 단위로 꼼꼼하게 잘라주셔서 그렇데이. 멋지지~ 스승님의 인형만의 특권이다. ... 응아,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더라?
츠무기 : 후후, 정말로 이야기가 진전되질 못하고 한자리에서 빙빙 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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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 : 어이. 이봐, 안즈 아가씨. ...일어났군. 무슨 상황인지 알겠어? 아, 성급히 일어나지 마. 머리에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서 쓰러질거야. 일어나자마자 내 얼굴이 보여서 깜짝 놀랐을 테니 어쩔 수 없다만,
음? 그렇지 않다고? 무섭지 않은 데다 멋지다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딱히 칭찬해봤자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지. 하하. 의외로 아가씬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걸. 그보다 오늘 작업 분량은 다 처리했으니 이제 도장 문을 닫고 돌아가고 싶거든. 아가씨도 잘 거라면 집에서 자. 이런 계절에 바닥에서 잤다간 감기 걸린다. 건강은 소중하니까 잘 챙기라고, 일단 담요를 대여해서 아가씨한테 덮어 주긴 했지만, 제대로 된 잠자리에서 자는 편이 좋잖아.
그래, 아주 푹 자더라. 기억 안 나나? 아가씨가 평소처럼 바느질에 대해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러 와서는... 여기서 얼마간 바느질을 했는데.
아, 괜찮아. 나도 오늘은 가라테부 연습이 쉬는 날이라 바느질을 하고 있었거든. 그보다 애초에...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아가씨한테 더는 가르쳐줄 게 없을 정도야. 이제 하산해도 되겠지만, 혼자서 묵묵히 바느질하는 것도 꽤 쓸쓸하거든. 그러니까 뭐, 앞으로도 내키면 바느질 세트를 들고 도장으로 와 줘. 나도 아가씨가 와 주길 제법 기대하고 있으니까.
하하. 아가씨, 뺨에 다다미 자국이 났는걸... 정말 가끔은 어린애 같다니까. 뭐, 괜찮아. 여동생 같아서 보고 있으면 흐뭇해지기도 하고 말이야.
하하. 「오빠!」라, 내 여동생은 그렇게 안 불러준 지 꽤 됐지... 계속「형」이라고 부르거든. 「오빠」라고 귀엽게 불러주면 좋겠건만 아무렴 어때. 그럼 짐 정리하고 돌아가자. 집까지 바래다줄게. 겨울엔 해도 빨리 져서 혼자 걸어 다니기엔 위험하니까.
이봐, 다리가 휘청거리는데... 또~ 과로로 피로가 쌓인 거야? 아니면 수면 부족? 죽으면 다 소용없으니까. 뭐, 설교할 생각은 없었는데... 잠이 덜 깨서 서 있기 힘들면「오빠」가 업어줄까?
하하. 어린애 취급하면 화내는 것도 여동생이랑 똑같군...♪
스카우트 ! 녹턴